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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로 중국에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글로벌 제조사들이 대체 국가를 찾아 탈중국 러시를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이들의 최우선 목적지에서 배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노무라 증권의 자료를 인용한 9월 7일자 ANI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2018년 4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중국의 생산 거점을 다른 국가로 이전한 56개의 글로벌 기업들 중 베트남과 대만, 태국으로 이전한 기업들의 수는 각각 26개와 11개, 그리고 8개로 집계되었지만,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기업은 단 3개와 2개씩에 불과했던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우선 이러한 탈중국 러시의 주된 원인을 먼저 살펴보자면, 미-중 간의 무역 전쟁이 시간이 갈 수록 심화됨에 따라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되는 미국의 관세가 인상되면서 중국이 가지고 있었던 생산 거점으로서의 매력이 크게 퇴색되고 있다는 점이 꼽히고 있습니다.

 

물론 무역 전쟁이 있기 전에도 인건비나 생산 비용 등이 계속해서 상승했기 때문에 적지 않은 기업들이 대체 생산 거점을 물색한 바 있지만, 단순한 시장 진출과 달리 공장을 이전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비용 부담 및 불확실성이 전제되기에 대다수 기업들은 이에 선뜻나서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해부터 계속된 미중 무역 전쟁과 그에 따른 관세 부담은 많은 수의 기업들이 자체적인 계산을 끝마치는 데 결정적인 요인로 작용하는 모습입니다.

 

Trade port.jpg


한편, 생산 공장을 이전한다는 것은 초기의 높은 설비 투자 비용도 해결해야 하거니와, 그 투자 대상국이 보유하고 있는 인프라 기반과 의사소통의 용이성, 그리고 연결성 수준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할 만큼 매우 중대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더해 우수하면서도 경제적인 창고 및 교통 인프라, 그리고 여타의 물류적 지원도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하드웨어 부분 이후에는 현지에서 충분한 생산성을 담보할 수 있는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큰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규 인력을 적정 수준으로 훈련시킬 수 있는 충분한 시스템도 갖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일들에는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만큼, 현지 진출 기업에 우호적인 세금 및 사법 체계, 그리고 사업 시작의 용이성 및 신속성의 담보와 같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책도 요구됩니다.

 

Manufacturing_equipment.jpg

 

외견상으로 볼 때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중국을 대신해 전세계 제조업 중심지로 등극할 수 있는 이상적인 인구배당적 요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선 두나라는 전세계 인구의 1/5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에 이어 각각 2번째와 4번째 인구 대국으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그 중 인도는 지금도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지만 향후 2030년에 이르러 중국의 인구 수를 따라잡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 참고 기사: 유엔 보고서: "인도 인구는 2027년에 중국을 넘어설 것" (2019-06-18)

 

또한 해당 두 나라의 평균 연령대도 각각 30세와 31세 전후로 40세 정도로 집계되는 중국에 비해서 상당히 젊은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참고 기사: 인도, 2018년부터 2055년까지 37년 동안 이어지는 인구배당 기간에 진입 (2019-07-22)

 

그리고 가장 민감한 문제 중 하나인 인건비에 있어서도 인도는 아직까지 중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이점들에도 불구하고 왜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제조사들의 탈중국 흐름에서 자신들의 정당한 몫을 챙기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요?

 

Indian_Students.JPG

 

주지하다시피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경제 성장률은 다른 메이저 경제권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경제 점문가들은 이 두나라가 제조업 분야의 외국인직접투자(FDI)에 있어서는 자신들의 잠재력을 완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음을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들 이 두나라를 '잠자고 있는 거인'이라는 별명으로 통칭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직접투자는 해외 기업들이 특정 국가에 얼마나 기꺼이 장기 투자를 추진할 의향이 있는지를 나타내주는 중요한 징표인 동시에, 그 나라의 경제 개혁의 성패와 향후 전망에 관해 외국 투자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신뢰의 징표이기도 합니다.

 

또한 투자를 유치하는 개발도상국의 입장에서는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엄청난 규모로 쏟아지는 신규 인력들을 흡수할 수도 있고, 고질적인 문제인 재정 적자 부분도 해소할 수 있는 유력한 옵션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도는 제조업 분야의 외국인직접투자를 통해 GDP의 단 0.6%만을 확보하고 있으며, 인도네시아도 약 1% 정도를 확보하는 데 머무르고 있습니다.

 

☞ 참고 기사: 인도 정부, 투자 활성화와 성장률 제고 위해 외국인직접투자 규정 완화 (2019-08-28)

 

Indian-Real-Estate.jpg

 

기업들이 생산 거점을 이전하기 위해 특정 지역을 향할 때 가장 공통적으로 고려하는 요소는 사업용이성 부분입니다. 

 

이전의 로이터 보도에서 한 스마트폰 업체 임원이 베트남의 경우 정부측에서 모든 일을 처리하는 사람은 단 한사람이며 그 사람의 연락처 하나만 존재한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이러한 부분이 사업용이성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대표적인 예시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태국과 베트남의 선례를 따라 외국인 투자를 보다 더 확대하기 위해 무역 자유화 정책을 가속화하고 인프라에 대한 지출을 늘리면서, 토지 및 노동 법률을 시장 친화적으로 개혁하고, 투자자들에 대한 세제 혜택을 마련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 참고 기사: 토지 이슈, 인도 대규모 프로젝트 진행의 가장 큰 걸림돌 (2019-05-15)

☞ 참고 기사: 인도 연방 내각, 복잡한 노동법 체계를 통합-간소화하는 신규 법안 승인 (2019-07-11)

 

즉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려 현실화시키는 데는 법률 개혁과 자유화 정책, 투자 친화적인 세금 체계 등이 필수불가결한 전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나마 좋은 소식이라면 인도와 인도네시아 모두 이러한 부분들을 인지하면서 올바른 정책적 방향을 견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India Truck 11.jpg

 

인도네시아의 경우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주도로 자국에 생산 시설을 구축하는 해외 기업들을 상대로 과감한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한편, 관련 라이선스 획득 절차도 보다 더 용이한 형태로 개선하고 있습니다.

 

인도도 얼마전 경기 침체에 맞서 경제 성장률을 고양시키고 외국인 투자도 활성화시키기 위해 대대적인 법인세 인하 조치를 단행한 바 있습니다.

 

☞ 참고 기사: 시타라만 재무장관, 모든 자국 기업 및 신규 제조업체에 대한 법인세 인하 결정 발표 (2019-09-20)

 

하지만 인도의 경우 수출을 염두한 첨단 기술 및 전자 산업과 같은 중점 육성 산업에 대한 투자를 더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법인세 인하 조치 외에 더 큰 세제 혜택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국 내에서의 조립 공정이 더 활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 부품 수입 규제도 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양국 모두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인프라 기반의 구축도 매우 중요한 문제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고통적으로 도로 교통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편인데, 만약 현대화된 철도 및 수상 운송 기반을 활용할 수 있다면 기업들의 물류 비용 및 시간 부담이 크게 절감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는 외국인직접투자의 약세와 정부 재정의 여유 부족으로 인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있음에도 향후 5년 동안 인프라 부분에 연 GDP의 40%를 지출할 계획임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IIT students.jpg

 

그 밖에 독일과 일본, 한국, 중국 등과 달리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제조업 문화가 충분히 자리잡지 못했다는 점도 보완 과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는 필수 직업 기술에 관심이 높은 인력들을 훈련시킬만한 적정한 수준의 직업 훈련 프로그램이 구축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우수 인력들이 해당 제조업 분야로 진출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상황적 조건도 조성되어 있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인도네시아는 제조업을 지탱할만한 충분한 수의 대졸자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뼈아픕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인구 1,000명당 단 8명의 주요 이공계 전공자(STEM)을 배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중국은 1,000명당 34명을, 인도는 1,000명당 20명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Electronics_factory.jpg

 

한편, 인도 입장에서 고무적인 것은 삼성전자와 애플과 같은 글로벌 거대 기업들이 자신들의 스마트폰 기기들을 현지에서 생산하기 위한 설비 투자를 계속해서 확대해 나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중 이미 인도에서 구형 아이폰 모델들을 생산하고 있는 애플의 경우 금년 내 아이폰 XS와 SR 등 최신 기종까지도 현지에서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삼성의 경우도 기존 노이다 공장을 세계 최대 규모의 모바일 생산 시설로 증설한 이후 전체 생산 규모의 30%를 수출에 할당할 만큼 현지화 정도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 참고 기사: 인도 모바일 업계는 어떻게 최고의 '메이크 인 인디아' 성과를 이룩할 수 있었나 (2019-08-12)

 

이러한 진척 사항에도 불구하고 모디 총리가 지난 2014년에 주창했던 2025년까지 제조업 비중을 GDP의 25%까지 확대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는 이상의 성과가 있어야 달성할 수 있음을 부인하기 힘들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참고 기사: "모디 총리의 5조 달러 경제 목표 달성 위해선 9%의 경제성장률이 필요" - 언스트앤영 (201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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