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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ERiCs [EMERiCs] [전문가오피니언] 인도와 코로나19; 정치가 방역을 이긴 사례 (210609)

출처 EMERiCs
날짜 2021-06-09
링크 https://www.emerics.org:446/issueDetail....0200000000

☞ 원문링크

 

 

고홍근 부산외국어대학교 인도학부 명예교수

 

인도는 구조적으로 감염병에 취약한 국가이다. 콜레라, 말라리아, 뎅기열병은 풍토병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역사적으로도 20세기에는 스페인 독감, 천연두, 페스트 등의 대유행을 겪었고 21세기에 들어서도 2009년 돼지독감 팬데믹(Pandemic)으로 아시아 최다(最多) 기록인 1,035명의 사망자를 낸 일이 있었다. 따라서 코로나19의 팬데믹이 선언되었을 때, 인도가 매우 위험한 나라 중의 하나가 될 것이라는 예측은 어렵지 않았다. 낮은 위생 관념, 열악한 주거 환경, 후진적인 사회 기반 시설, 부족한 의료 시설 그리고 비효율적인 행정 체계 등이 예측의 근거였다. 

 

예측과 다르지 않게, 2021년 5월 21일 기준 인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500만 명을 넘고, 누적 사망자1)는 30만 명에 이른다. 언론들이 인도의 상황을 ‘지옥’, ‘대혼란’, ‘마비’ 등 자극적으로 묘사하는 것이 과장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최악의 상황이다. 또 일부 언론은 백신 접종 확대로 방역 기준이 완화된 국가들과 대비하여 인도의 상황을 전하니 그 현실이 더 참담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인도의 코로나19의 현재 상황은 어느 날 갑자기 닥친 것은 아니다. 강력한 방역조치로 코로나19 확산이 성공적으로 억제된 시기도 있었고 처음의 예측처럼 확진자가 급증한 시기도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급증하던 확산세가 백신 접종 없이 급감하기도 하고, 기후나 생활환경이 코로나19 확산에 매우 적합한 상황이었음에도 그 감소세가 지속되기도 했다. 여기에 덧붙여 인도의 정치가들은 방역전문가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국민들에게 장밋빛 희망만을 불어넣는 자신감에 사로잡혀 있기도 했다. 원래 인도가 보편적 기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나라라고 전제하더라도, 지난 1년여 간의 코로나19사태에는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가 여러 가지 발견된다.  따라서 코로나19가 인도에 유입된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을 단계에 따라 살펴봄으로써 그 수수께끼들을 드러내 보고자 한다. 인도의 사례는 지금까지 나타난 최악의 사례 중의 하나이므로 그 경위가 다른 나라들에게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작은 좋았다

인도에서 최초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견된 것은 2020년 1월 30일 최남단의 께랄라(Kerala) 주에서 였다. 중국 우한(武漢)의 한 대학교에 유학 중 귀국한 학생이 최초의 확진자로 알려져 있다.2) 이후 약 2개월 간 폭발적인 확산현상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확진자 수가 전국적으로 500명에 가까워지고 사망자가 9명 발생하자 연방정부는 3월 22일 ‘국민의 통행금지(Janata Curfew)’ 즉, 자발적인 봉쇄를 14시간 동안 실시했다. 이어서 24일에는, 자발적이 아닌, 전국적이고 강제적인 봉쇄(Lockdown)를 발표했다. 선제적이고 강력한 예방정책이었다. 집밖으로의 외출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었고 도로, 항공, 철도 등 모든 운송 서비스가 중단되었으며 교육 기관, 산업 시설 및 접객업도 폐쇄되었다. 단, 필수물품 운송, 소방서, 경찰 및 응급 서비스와 식품점, 은행, 주유시설, 기타 필수품 및 제조와 같은 서비스는 봉쇄에서 제외되었다.3) 이 지침을 따르지 않는 개인은 최대 1년까지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었다. 5월 4일까지 지속된 이 봉쇄정책은 확진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기간을 3일에서 8일로 늘리는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냈다.4) 반면에 이 전국적 봉쇄기간 중, 하루 45억 달러의 경제손실이 발생했고, 약 1억 4,000만 명이 직업을 잃었다.5) 더군다나 봉쇄기간 중 경찰의 폭력적인 통제로 12명이 사망하는 일들도 있었다.6) 경제와 인명에 피해가 있기는 했지만 2020년 7월 중순까지 일일 확진자 수를 4만 명 이하, 즉 전체 인구의 약 0.03% 미만으로 유지할 수 있었다.

 

올 것이 왔나?

통제가 되는 것처럼 보이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8월 초 1일 5만 명을 넘어서며 1차 대유행이 시작되었다. 5월 4일의 전국적인 봉쇄 해제에 이어, 6월 1일부터 ‘경제에 초점’을 둔 1개월 단위의 봉쇄완화(Unlock) 지침이 발표된 것이 1차 대유행의 배경으로 보인다. 개인의 활동, 대면 접촉의 양과 비례하여 확산하는 코로나19의 속성을 알고 있는 연방정부가 완화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4월과 6월 사이 인도의 경제성장률이 –23.9%까지 하락했기 때문이다.7) 이 궁여지책의 결과로, 8월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수가 7만~8만 명 사이를 오가더니 9월 16일에는 일일 신규 확진자 수의 1주일 평균치가 9만 3,617명에 달해 그 당시로서는 세계최다기록을 세웠다.  

 

대부분의 자연재해가 그렇듯이 감염병에 있어서도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피해를 받는 계층은 빈민층들이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코로나19가 중국을 넘어서 세계로 확산되기 시작할 때 인도가 위험한 국가로 지목되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빈곤층, 특히 도시 빈곤층의 존재 때문이었고 실제로 1차 대유행은 이 계층을 중심으로 확산되었다. 

 

‘빈곤(Poverty)’ 또는 ‘빈곤선(Poverty Line)’에 대한 정의와 평가는 시기와 적용기준에 따라 달라지지만, 최근의 인도 정부 발표에 따르면 도시의 빈곤선은 1인당 월 1,407루피(한화 약 2만 2,512원) 즉, 1일 약 750원 이하의 소비지출을 하는 사람들을 의미한다.8) 인도의 도시 빈민 비율은 전체 도시 인구의 25%인 약 8,100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9) 이 계층이 처해있는 공동화장실과 공동수도의 열악한 위생 상태와 이웃과 지나치게 밀접한 주거환경이 1차 대유행의 배경이 되었다. 더욱이 빈곤층은 저축이 거의 없는 상태인 일용직 노동자 또는 영세 노점상들이므로 생계를 위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다른 사람들과 매일 접촉해야만 한다. 개인과 개인의 방역에서 가장 기본 장비인 마스크 구입에 있어서도 빈곤층은 어려움을 겪는다. 우리나라의 KF94와 거의 동일한 기능을 가진 N95 마스크의 가격은 1매 당 10루피(한화 약 160원)에서 320루피(한화 약 5,120원)까지로 다양하다. 가장 저렴한 10루피 마스크를 사용한다고 해도 하루 1인당 소득의 5분의 1 이상을 지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이 사람들을 위한 마스크 지원이 없었느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정부의 마스크 지원은 적어도 2020년 9월 말 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연방 상원(Rajya Sabha)에서 이 문제가 제기된 것이 1차 대유행이 수그러들기 시작한 9월 21일이었기 때문이다.10) 충분히 예측가능한 장소에서 예측된 감염이 발생·전파하는 것을 정부는 관심조차 두지 않았고 그 결과 올 것이 온 것이었다.

 

수수께끼의 등장

9월 중순에 10만 명에 가까워졌던 일일 확진자 수는 3주가 채 지나지 않아 20% 감소한 7만 명 수준으로 줄었고, 일일 사망자 수도 9월 18일 1,247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 효과로 확진자가 2배로 증가하는 기간도 9월 초의 32.7일에서 60일로 확대되었고, 이후 10월과 11월 사이 확진자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여기서 수수께끼가 등장한다. 10월과 11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전국적인 규모의 태양신 축제 차트(Chhath), 이슬람의 축제 이드(Eid), 라마(Rama) 또는 두루가(Durga)여신의 승리를 기리는 두쎄라(Dussehra) 그리고 인도 최대의 축제 디왈리(Diwali)가 이 기간에 집중되어 있었다. 축제기간 중에 인도인들은 사원을 참배하고 마을이나 구역 단위의 집회나 연회가 벌어지며, 특히 디왈리 때는 친척을 방문하여 선물을 교환하고 식사를 함께 하는 관습이 있다. 즉, 개인과 개인 사이의 접촉이 많아지는 계절인 것이다. 사실상 8월 께랄라 주의 추수 축제인 오남(Onam) 기간 직후에 1일 평균 확진자가 2,000명에서 8,000명으로 폭증한 사례가 있었다.11) 따라서 정부는 물론 많은 방역전문가들이 이 축제 기간을 우려했고 그에 대한 경고를 하기도 했지만, 예상과 달리 확진자의 급증 없이 평균 4만~5만 명 대를 유지했으며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물론 이 감소세가 봉쇄 구역(Containment Zone)에 대한 효율적인 통제, 공공장소 및 교통수단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화, 각종 모임의 인원제한 등에서 기인했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도 행정의 비효율성과 부패 그리고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사이의 어딘가에 있는 인도인들의 일반적인 속성에 비추어 볼 때 정부의 지침이 잘 지켜진 결과라고 상상하기는 어렵다.

 

이 부분에서 인도 정부가 제시한 통계수치의 정확성에 대한 의심이 제기될 수 있다. 코로나19의 확진자 수를 줄이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피검자(被檢者)의 수를 줄이는 것이다. 10월 1일에서 11월 30일까지의 1일 피검자 수는 최저 80만 5,589명, 그리고 최고 128만 3,449명이었다. 이 수치는 6~7월에 비해서는 많았고 8~9월과는 비슷했다. 적어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정부의 통계조작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정부의 강력한 통제가 없었음에도 코로나19의 확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축제의 계절에 확진자가 감소한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밀폐, 밀접, 밀집 삼밀(三密)의 환경에서도...

감소세를 이어가던 확진자 수가 12월 중순에는 2만 명대로 더욱 내려갔다. 이 현상 역시 일반적인 예측에서 벗어나는 수수께끼이다. 이 상황을 단순하게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의 방역수칙의 철저 준수로 설명하기에는 인도인의 환경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흔히 인도가 더운 나라로 알려져 있지만 중북부 인도의 겨울(12월에서 2월)은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춥다. 우리나라처럼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혹독한 겨울이 있는 지역은 많지 않지만, 일교차가 심하고 바람이 세차게 불기 때문에 체감 온도가 낮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델리와 같은 지역에서는 밤에 난방기구의 도움을 받아야 할 정도이다. 쉽게 말한다면, 여름 내내 열어 두었던 창문을 닫아야 하고 가정이나 직장의 구성원들은 보다 밀접하고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여름철 인도에서는 도시와 농촌을 불문하고 여자와 아이들은 집안에서 그리고 남자들은 마당이나 옥상, 심지어는 길거리에 간이침대를 두고 잠을 자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비좁은 가옥구조 또는 대가족제도 전통의 영향이다. 그러나 겨울철에는 바깥에서 자던 남자들도 집안으로 들어와야 하고 직장에서는 문과 창문을 닫아야 한다. 예를 들어, 뭄바이(Mumbai) 빈민가의 900만 명은 평균 넓이 10㎡(약 3평)의 방 또는 가옥에서 8~10명이 거주한다.12) 겨울에는 ‘거리두기’ 등의 방역지침이 사치에 불과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이 인도의 겨울은 코로나19 확산에 특히 적합한 환경이 된다.13)

 

2021년 겨울,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과 유럽은 재유행에 고통을 받고 있었지만, 오히려 인도의 일일 확진자 수는 1월에 1만 명대를 유지하다가 2월 8일에는 8,947명으로 줄어들었다. 확산이 증가해야 할 시기에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 수수께끼에 대해서 여러 가지 가설 또는 억측이, 즉 ‘통계의 오류’, ‘집단면역 형성’, ‘빈곤층의 검사기피’, ‘비위생적 환경에 항상 노출되어 왔던 인도인의 높은 바이러스 저항력’ 등등이 잇따랐지만, 어느 하나 객관적으로 증명된 것은 없었다.14) 또 하나의 수수께끼가 제기된 것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 못지않게 감소된 배경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 막연하게 효율적인 방역 정책, 국민들의 방역지침 준수 등으로 설명해서는 재유행을 방지하기 어렵다.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코로나19에 취약한 구조를 가진 인도로서는 미래를 위해서라도 감소의 수수께끼에 대한 체계적 분석과 확인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가 그러한 노력을 했다는 증거는 찾기 어렵다.

 

정치가 방역을 이겼다

2020년 10월 정부가 임명한 위원회는 지난 4월의 모디(Narendra Modi) 정부의 봉쇄정책을 찬양하면서 ‘코로나19의 정점(頂點)은 지났고’, 비록 ‘철저한 방역 준수를 전제로 하지만 2021년 2월에는 이 감염병의 통제가 가능하다.’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15)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보고서였다. 하지만 인도 정부의 관계자들은 이 낙관적인 보고서를 지나치게 신뢰했던 것으로 보인다. 12월 인도 중앙은행의 간부는 ‘코로나19는 약화되고 있다.’라며 인도 경제는 ‘겨울의 긴 그림자를 빠져 나와 햇볕이 가득 찬 곳으로 향하고 있다’라는 시(詩)적인 표현까지 사용하며 경제회복을 예언했다.16)

 

2021년 1월부터는 인도 생산 코로나19 백신(Vaccine)을 해외로 수출하기 시작했고 모디 총리에 대하여 ‘백신의 스승(Vaccine Guru)’이라고 칭송하기까지 했다. 3월에는 연방 보건장관 와르단(H. Vardhan)이 인도의 백신 능력을 과시하며‘인도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최종단계(endgame)’에 와 있다고 선언하며 ‘글로벌(Global) 위기 상황에서 인도는 모디 수상의 지도력 아래 국제 협력의 모범으로 부상’했다면서 ‘백신 외교(Vaccine Diplomacy)’의 성과를 자화자찬 했다.17) 소위 코로나19의 대책을 최일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코앞에 닥친 위기도 감지하지 못한 채 정략적 홍보에만 열중한 것이다.  

 

모디 총리를 비롯하여 집권당인 인도인민당(BJP, Bharatya Janta Party)은 코로나19의 해결보다는 4월의 서벵갈(West Bengal) 주 등의 주 의회 선거와 2022년에 예정된 5개 주 의회 선거에 관심이 더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많은 의학전문가들이 그 위험성을 경고했던 힌두교(Hinduism) 최대 축제 쿰브 멜라(Khumbh Mela) 개최에 대해서도 힌두교도들의 표를 의식해 매우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오히려, 올해 쿰브 멜라의 총책임자인 우타르칸드(Uttarkhand) 주의 주 수상 라와르(T. S. Rawar)는 ‘갠지즈 강 여신의 은총으로, 신앙심이 질병(코로나19)를 이길 것이다.’18)라며 과학보다는 신앙을 우선하는 어처구니없는 발언을 했다. 모디 수상도 축제가 거의 마감단계에 들어선 4월 16일에 와서야 이 축제가 ‘상징적인 행사(Symbolic event)’가 되게 하자는 립 서비스만을 했을 뿐이다. 따라서 쿰브 멜라에 인도 전역에서 약 910만명이 모여들어 같은 강물에서 목욕을 했다.19) 힌두 교도들의 지지를 유지하는 것에만 급급했던 정부와 집권당의 태도는 심각해지고 있었던 2차 대유행이 농촌과 도시를 가리지 않고 퍼져 나가는 참극(慘劇)을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뿐만 아니라, 모디 총리는 인도의  누적 확진자 수가 1,500만 명에 가까워진 4월 17일 서벵갈 주에서 열린 대규모 선거집회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빽빽이 들어선 수만 명의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하였다.20) 서벵갈 주 선거관리위원회는 방역수칙 준수를 사전에 촉구하였지만 모디 총리를 비롯한 BJP 지도자들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정치가 방역을 이긴 것이다.

 

‘갈 데까지 가보자?’

일반적으로 코로나19는 지역 전파가 없는 개별 감염에서 출발하여 2단계의 지역 전파로, 다시 방역 전문가가 감염의 원인을 추적할 수 없는 3단계로 이동하고, 마지막 4단계에는 전국적으로 지역·집단 감염이 만연하여 통제할 수 없게 되는 양상을 나타낸다.21) 지난 4월 말 이후 인도가 4단계에 들어서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5월 1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파우치(A. Fauci)22) 는 인도 언론과의 대담에서 중국을 예로 들며 ‘몇 주 동안만이라도 전면적인 봉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23) 물론, 인도 정부가 외국 전문가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하는 어떤 당위성이나 의무는 없지만,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하고 의료시스템이 마비되는 상황에서 전면적인 봉쇄만큼 단기적으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책은 찾기 어렵다. 전면봉쇄가 불러올 경제적·사회적 폐해에 대한 연방정부의 고민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도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될수록, 또 장기화될수록 그 피해가 비례한다는 사실을 외면한 채 각 주정부 책임의 패치워크(Patchwork)식 방역을 고집하고 있을 뿐이다. 아직까지 모디 정부는 코로나19를 만만하게 보거나 어떤 비장의 대 책이라도 숨기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갈 데까지 가보자’는 ‘인도 특유의 문제 해결 방식’에 매달리고 있는 것일까? 이것들 역시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 

 

전면봉쇄가 불가능하다면, 인도의 선택은 백신 뿐이다. 미국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 현존하는 백신들의 효능은 입증되고 있고 전면봉쇄가 단기적이라면 백신은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모디 수상도 오는 8월까지 3억 명에게 백신 접종을 마치겠다고 공언했지만. 5월 초 일일 평균 접종자 수는 150만 명에 불과하다.24) 이 접종 속도로는 3억 명을 완료하는데 6개월 이상이 걸리고 현재 마비 상태에 가까운 의료현실에 비추어 볼 때 언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더군다나 백신 부족 사태도 일어나고 있다. 인도는 세계 최대의 백신 위탁 생산 국가로서 그 생산 능력은 1개월에 9,000만 회분(Doses)로 추정되지만, 이것 모두를 인도 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원청 제약회사와의 계약에 따라 상당 부분을 수출해야 한다.25) 또 5월 1일부터 18세 이상의 성인은 백신접종이 가능하도록 지침이 변경되었으므로 총인구의 약 57%인 8억 명이 접종대상이다. 5월 초까지 2회 접종자, 즉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약 3%인 4,200만 명이고 1회 접종자는 9.2%인 약 7,400만 명이다.26) 따라서 18세 이상 인구에 대한 접종을 마치려면 약 14억 회분의 백신이, 집단면역이 가능한 70%를 달성하려면 약 10억 회분의 백신이 필요하다. 미국이  8,000만 회분의 백신을 세계에 지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그 중 얼마 만큼이 인도에 지원될 지는 밝혀진 바가 없고, 러시아의 스푸트니크 V(Sputnik V)백신의 수입도 1회 수입량이 15만 회분에 불과하여 백신 부족 현상의 타개책이 되기는 어렵다. 아마 백신을 통해 인도가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인도가 겪는 고통의 많은 부분은, 특히 2차 대유행은, 현 정부의 근거 없는 자신감과 정치공학적 태도에서 기인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1년 넘게 방역 피로감과 경제적 고통에 시달리던 국민들이 ‘코로나19가 최종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연방 보건장관의 말 등의 장밋빛 전망에 방역의 무장을 해제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모디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에 있어서 무능했을 뿐만 아니라 이 감염병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오만함까지 보여주었다. 그 결과 하루 4,000명 이상의 국민들이 코로나19로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지고 있고, 세계적으로는 ‘역시 인도는 어쩔 수 없구나’하는 부끄러운 평판을 얻게 되었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모디 정부는 확진자나 사망자를 줄이려는 대책을 시행하기 보다는 2차 대유행의 자연적인 쇠퇴만을 기대하는 모양새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용 산소부족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확진자와 그 가족들이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을 때도 연방정부는 ‘산소는 부족하지 않다. 수송에 문제가 있을 뿐이다.’27)라고 변명도 못되는 책임전가를 했다. 무능한데다 무책임하기까지 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족이지만, 2차 대유행이 현 모디 정부에게 타격을 주어 인도의 정치판도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사실상, 최근에 발표된 두 번의 여론 조사 결과 모디 총리에 대한 지지도가 큰 폭으로 하락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28)

 

그러나 2022년 주 의회 선거 일부에서 모디와 BJP가 패배할 수는 있겠지만, 정권이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현재 인도 정치에는 모디나 BJP를 대체할 수 있는 지도자나 정당은 찾기 어렵기 때문 - 아니, 없기 때문이다.

 

 

 

* 각주

1) 인도의 코로나19 사망자 수 퉁계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실제 사망자 수보다 적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다. DW. 2021.04.26. Coronavirus: Is India counting all COVID deaths?. https://www.dw.com/en/india-coronavirus-death-toll/a-57338733. 일단 여기서는 인도 정부의 통계를 따르기로 한다.

2) Ward, Alex. 2020. 03.24, Vox. India’s coronavirus lockdown and its looming crisis, explained. https://www.vox.com/2020/3/24/21190868/coronavirus-india-modi-lockdown-kashmir

3) Ministry Home Affairs. 2020. 03.24. Annexure to Ministry Home Affairs Order No. 40/3 2020. https://www.mha.gov.in/sites/default/files/Guidelines.pdf

4) GUPTA, SHEKHAR. 18 April, 2020. The Print. Covid hasn’t gone viral in India yet, but some in the world & at home can’t accept the truth. https://theprint.in/national-interest/  covid-hasnt-gone-viral-in-india-yet-but-some-in-the-world-at-home-cant-accept-the-truth/404178/

5) The Hindu. 2020.04.02. Covid-19 lockdown estimated to cost India $4.5 billion a day: Acuité Ratings. https://www.thehindubusinessline.com/economy/covid-19-lockdown-estimated-to-cost-india-45-billion-a-day-acuit-ratings/article31235264.ece

6) Thomas, Rosamma. 2020. 05. 20. National Herald. More than 600 dead due to lockdown even as COVID-19 kills over 4,000. https://www.nationalheraldindia.com/india/more- than-600-dead-due-to-lockdown-even-as-covid-19-kills-over-4000

7) Google. 2021.05.07. India’ Growth rate. 

8) Dr. GAUR. SEEMA . Ministry of Rural Development. September 2020. POVERTY MEASUREMENT IN INDIA: A STATUS UPDATE. https://rural.nic.in/sites/default/files/WorkingPaper_Poverty_DoRD_Sept_2020.pdf 

9) Government of India. INDIA: URBAN POVERTY REPORT 2009. https://www.undp.org/content/dam/india/docs/india_urban_poverty_report_2009_related.pdf. 이 통계 발표 이후 도시빈곤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가 없었으므로, 이 수치가 많이 인용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2년 동안 인구의 증가, 도시화의 가속화 등으로 현재에는 이 수치가 더 증가했으리라고 쉽게 추정할 수 있다. 

10) Times of India. 2020. 09.21. Demand to provide free face masks to the poor raised in Rajya Sabha. https://timesofindia.indiatimes.com/india/demand-to-provide-free-face-masks-to-the-poor-raised-in-rajya-sabha/articleshow/78234931.cms

11) Mullick, Jamie. Hindustan Times. 2020. 10.08.  India’s first Covid-19 wave finally recedes. https://www.hindustantimes.com/india-news/india-s-first-covid-19-wave-finally-recedes/story-clQaMmmD2TiYD3i1CSmw3J.html

12) Ghosha, Aritra. ScienceDirect. 2020.  How India is dealing with COVID-19 pandemic.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2666351120300218 또 Biswas, Soutik. BBC. 2020.06.20. How Asia's biggest slum contained the coronavirus.  https://www.bbc.com/news/world-asia-india-53133843

13) Fernandez. Sonia. Wolrld Economic Forum. 2020. 10.27. Winter is coming: Here’s what it’ll mean for the spread of COVID-19. https://www.weforum.org/agenda/authors/sonia-fernandez

14) 김영현. 연합뉴스. 2020.02.16. 5개월만에 10분의 1로 '뚝'…인도 확진자 급감 미스터리.  https://www.yna.co.kr/view/AKR20210216149200077

15) Biswas, Preeti, Times of India. 2020. 10.18.Covid-19 peak over; pandemic can be controlled by February 2021: Govt-appointed panel. https://timesofindia.indiatimes.com/india/no-fresh-lockdowns-recommended-at-local-level-government-appointed-panel-on-covid-19/articleshow/78732643.cms?from=mdr

16) Biswas, Soutik. BBC. 2021. 0419. Covid-19: How India failed to prevent a deadly second    wave. https://www.bbc.com/news/world-asia-india-56771766

17) Business Standard. 2021. 03.07. We are in the endgame of Covid-19 pandemic in India:    Vardhan. https://www.business-standard.com/article/current-affairs/we-are-in-the-endgame-of-covid-19-pandemic-in-india-vardhan-121030700609_1.html

18) The Wire. 2021. 04.23. Leaders Listened to Astrologers, so Haridwar Mela Happened       After 11 Years, Not 12. https://science.thewire.in/health/leaders-listened-to-astrologers-so-haridwar-mela-happened-after-11-years-not-12/

19) Pandey, Geeta. BBC. 2021. 05.11. India Covid: Kumbh Mela pilgrims turn into        super-spreaders. https://www.bbc.com/news/world-asia-india-57005563

20) Bose, Meghnad. India Today. 2021. 04.19. ‘Not scared of Corona’: Supporters at Modi     and Mamata’s massive rallies in Bengal. https://www.indiatoday.in/elections/west-bengal-assembly-polls-2021/story/-not-scared-of-corona-supporters-at-modi-and-mamata-s-massive-rallies-in-bengal-1792610-2021-04-19

21) Indian Express. 2021. 04. 18. Making waves: India heads towards the fourth wave of       coronavirus. https://www.newindianexpress.com/magazine/2021/apr/18/making-wavesindia-headstowards-the-fourth-wave-ofcoronavirus-2290448.html

22) 2020년 코로나19를 재선에 유리하게 이용하려던 트럼프(D. Trump)에 의학적 소신을 굽히지 않은 감염병 전문가이다. 

23) Mehrotra, Karishma. Indian Express. 2020. 05.01. Dr Anthony S Fauci on India’s Covid Crisis: ‘Shut down the country for a few weeks…hang in there, take care of each other, we’ll get to a normal’. https://indianexpress.com/article/express-exclusive/indias-covid-crisis-anthony-s-fauci-coronavirus-death-7297380/

24) Yasir, Sameer & Raj, Suhasini. New York Times, 2021.05.06. India’s vaccinations decline   as its virus outbreak reaches new highs. https://www.nytimes.com/live/2021/05/06/world/ covid-vaccine-coronavirus-cases#india-covid-vaccines

25) Menon, Shruti. BBC, 2012.04.49. India coronavirus: Can it make enough vaccines to meet   demand?.  https://www.bbc.com/news/world-asia-india-55571793

26) Google. 2021.05.06. How many have been vaccinated in India? https://www.google.com/ search?q=How+many+people+get+vaccinated+per+day+in+India&rlz=1C1SQJL_koKR801KR801&oq=How+many+people+get+vaccinated+per+day+in+India&aqs=chrome..69i57.2976j0j15&sourceid=chrome&ie=UTF-8

27) Firstpost. 2021.05.03. COVID-19 news: Centre claims no shortage of oxygen, warns         against hoarding cylinders; India's tally at 1.99 crore. https://www.firstpost.com/india/    centre-claims-no-shortage-of-oxygen-warns-against-black-marketing-indias-tally-news-two-crore-mark-9588991.html

28) Miglani, Sanjeev & Ghoshal, Devjyot. Reuters. 2021. 0.20.PM Modi’s rating falls to new l       ow as India reels from COVID-19. https://www.reuters.com/world/india/pm-modis-rating-falls-india-reels-covid-19-second-wave-2021-05-18/

 

본 저작물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운영하는 ‘신흥지역정보 종합지식포탈(EMERiCs)’에서 ‘21년’ 작성하여 공공누리 제 3유형으로 개방한 ‘[전문가오피니언] 인도와 코로나19; 정치가 방역을 이긴 사례'를 이용하였으며, 해당 저작물은 ‘신흥지역정보 종합지식포탈(EMERiCs, http://www.emerics.org/)’에서 무료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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